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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가 “다 뜯어라”고 할 때 — 어디까지 해야 하나요?

폐업 준비하면서 건물주한테 나간다고 말씀드리면, 이런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어요. “바닥, 천장, 벽 다 뜯어서 처음 상태로 해놓고 나가세요.” 그런데 ’처음 상태’가 뭔지는 사람마다 기억이 달라요. 내가 들어올 때 이미 있던 인테리어까지 뜯어야 하는 건지, 자연스럽게 낡은 것까지 새로 해줘야 하는 건지. 오늘은 건물주가 다 뜯으라고 할 때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판단 순서를 네 가지로 정리해 드릴게요.

1. 기준은 건물주 말이 아니라 계약서예요

제일 먼저 볼 건 임대차계약서의 원상복구 조항이에요. “임대 개시 당시 상태로” 라고 되어 있는지,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물을 철거” 라고 되어 있는지에 따라 범위가 달라져요. 전자는 들어올 때 상태가 기준이고, 후자는 내가 설치한 것만 뜯으면 된다는 쪽에 가까워요. 계약서에 특약으로 “인테리어 일체 철거”, “바닥 마감까지 복구” 같은 문구가 있다면 그게 우선이고요. 건물주가 뭐라고 하든, 이 조항을 먼저 읽고 대화를 시작하셔야 해요.

2. ’들어올 때 상태’를 증명할 자료가 있나요

계약서가 “임대 개시 당시 상태”를 기준으로 하면, 다음 질문은 “그때가 어떤 상태였냐”예요. 입주할 때 찍어둔 사진, 이전 임차인한테 시설을 넘겨받은 양도 계약서나 권리금 자료, 인테리어 공사 전 견적서 같은 게 있으면 범위가 분명해져요. 예를 들어 전 임차인이 깔아둔 바닥 타일을 그대로 쓴 거라면, 그건 내가 설치한 게 아니에요. 이 자료가 없으면 “원래 있었다”는 걸 증명하기 어려워서, 건물주 주장대로 흘러가기 쉬워요.

3. 자연스럽게 낡은 건 원상복구와 달라요

몇 년 장사하면 벽지가 바래고 바닥이 닳아요. 이런 ’쓰다 보니 낡은 것’과 ’내가 설치하거나 바꾼 것’은 성격이 달라요. 일반적으로 원상복구는 내가 바꿔놓은 걸 되돌리는 것이지, 세월이 지나 낡은 걸 새것으로 바꿔주는 게 아니라고 이해되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이건 계약서 문구와 상황에 따라 판단이 갈리는 부분이라, 건물주가 “도배·장판 새로 해놓고 가라”고 하면 그 요구가 원상복구인지 새 단장 요구인지 구분해서 이야기하셔야 해요.

4. 범위를 정했으면 서면으로 남기세요

계약서를 읽고, 입주 당시 자료를 챙기고, 건물주와 이야기해서 범위가 정해졌다면, 그 내용을 문자나 메일로라도 남겨두세요. “바닥 타일과 조명은 그대로 두고, 주방 설비와 간판, 칸막이 벽만 철거하기로 함” 이런 식으로요. 말로만 합의하면 철거 끝난 뒤에 “이것도 뜯었어야지”가 나오고, 그게 보증금에서 빠지는 일로 이어져요. 철거 업체에도 이 합의 내용을 그대로 보여주시면 견적 범위가 딱 맞아떨어져요.

다툼이 계속되면

계약서와 자료를 다 보여드려도 건물주가 계속 전부 뜯으라고 하시면, 그때는 혼자 결정하지 마시고 상가 임대차 관련 무료 상담 창구나 법률 상담을 먼저 받아보세요. 그리고 상담받는 동안에도 건물주와 주고받은 문자·통화 내용은 계속 남겨두시고요. 나중에 보증금 문제로 이어질 때 이 기록이 제일 큰 힘이 돼요.

정리하면

건물주가 “다 뜯어라”고 할 때 순서는 이래요. ①계약서 원상복구 조항 확인 ②입주 당시 상태 자료 챙기기 ③낡은 것과 내가 바꾼 것 구분하기 ④정해진 범위는 서면으로. 건물주 말이 곧 기준은 아니에요. 계약서와 자료가 기준이고, 그걸 들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범위가 좁혀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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